Who is next Dodo? < Who is next Dodo? >   2021. 12.

 도도새를 아시나요? 도도새는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던 날지 못하는 새입니다. 포식자도 없이 살아오던 도도새의 행복한 작은 섬에 어느날부터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도도새는 곧 사람들로 인해 멸종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채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 자신의 행동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채 무분별하게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도도새라고 칭하기도 하죠.
 진정 우리는 메타버스니 WEB3.0니 하는 것들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목표를 공유하며 나아가고 있는걸까요? 어쩌면 결국 이뤄내지 못할 탈중앙화의 과정에서 우리는 그저 누군가에게 희생될 도도새일 수 있습니다. 높은 가격에 형성된 NFT 미술시장은 피지컬시장에 비해 비이성적인 자본이 몰려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돈이 된다고 무지성하게 'ㅇㅇ코인 가즈아~!'를 외치는 것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입니다. 어떤 변화에 대해 숙고하기 이전에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고수하다가는 도도새 다음으로 멸종되는건 어쩌면 우리가 아닐까요? 사이보그만이 살아남겠죠.










 저는 칼마르크스나 얏수가 이야기하는 이상주의적인 시각에서의 사회가 나아가야할 어떤 이상향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이 세상의 바닥에 깔려있는 불공평에 대해 이야기하려고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합니다. 그 과정에서 열매가 맺히기도 하죠. 그런데 그 열매는 누가 가져가나요? 세상이 변할수록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이득을 취하는 사람은 어느정도 예상이 됩니다. 종종 우리는 이 상황속에서 내가 승리자가 되지 못한 이유를 스스로에게서 찾곤 합니다. 단지 우리의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또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스스로에게서 이유를 찾죠. 그리고 그로부터 원동력을 얻어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위해 치열하게 삽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일론머스크가 될 수 있나요? 모두 주커버그가 될 수 있을까요? 노량진에서 밤새 공부하는 N수생들은 정말 실력이 없고, 노력이 부족해서 취업을 못하는 건가요? 이게 진정 노력하는대로 얻는다는 공정한 사회일까요?

 저는 왜 이렇게 삐딱할까요? 불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바로 노량진 N수생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나는 공부도 열심히하고, 노력한 나름 고학력자인데, 월급이 쥐꼬리만합니다. 이게 인생인가요? 혹시 게임 LOL아시나요? 거기선 내 앞으로 다가오는 미니언 하나하나 착착 죽이면서 돈을 모으죠. 그리고 노력한 만큼 아이템사고, 사람들과 공정하게 경쟁합니다. 그런데 제가 살아온 사회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어디 국회의원 아들이나 딸들은 노력해도 들어가기 힘든 연구실에서 논문을 착착써내고 있고, 대기업 아들딸들은 공채도 없는 회사에 어떻게 취업을 했는지, 높은 중책을 맡으며 상상도 못할 월급을 받습니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제 불만이 증폭됐나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또 있는데, 쌓인 불만이 밖으로 터져나오지가 않습니다. 우리 아빠세대 같았으면 불만에 눈을 치켜뜨고, 화염병 심지에 불을 붙이고 거리로 나섰겠지만, 저는 소심해가지고 일단 불을 붙이지도 않겠거니와 만약 화염병을 든다고 해도 누구에게 던져야할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자본가들? 기업가들? 정치인들? 누구에게 던져야 하죠? 그 사람들은 정말 뛰어나고 그들이 원하는 이상향을 위해 나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걸요. 좋은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음.. 그럼 그 밑에서 꿀빠는 정치인 2세? 기업가 3세한테 화를 내야할까요?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걔네는 아무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그들에게 던지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의 나는 나약합니다. 방구석에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오들오들 떨고있는 한 마리의 강아지일뿐입니다. 만일, 제가 가진 불만과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고, 같이 행동할 용기가 있어서, 이 힘이 하나가 된다면 좋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 나에겐 비난과 조롱이 돌아온다면? 그 역풍이 더 무섭네요. 우리는 모두 점점 더 개인주의가 되어서 남의 행동에 관심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팀 하나 전체회식한다고 해도 요새는 "싫어요.", "집에 일찍 갈거에요.", "제 삶이 더 중요해요."같은 말로 스무 명도 한 자리에 모이기도 힘든데, 무슨 사회적인 운동이 일어나겠어요. 그냥 다들 각자도생으로 '나만 이 지옥에서 탈출하면 돼!!' 라는 마음으로 코인이나 들여다보고 있는걸요..

 그렇기에 저는 그저 오늘도 주어진 일을 쳐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입니다. 새롭게 출시할 게임들이 재미있어보이고, 메타에서 출시한 오큘러스가 좋아보일 뿐입니다. 결국 저는 오늘도 도도새로의 하루를 끝내고 잠이 듭니다..

 라고 글을 끝맺는다면 너무 암울하지 않나요? 결국 '이렇게 무의미하게 살다 죽을거라면 왜 죽음을 앞당기지 않는걸까?' 하는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불평 불만만 가지고 살아간다면, 안그래도 힘든삶 더 힘들겠죠. 한쪽이 참다참다 결국 터져버리는 전쟁이나 혁명같은 급변의 사회는 결코 좋지 않다는걸 역사책에서 배웠습니다. 그럼 우리같이 계층의 아래에 있는 자들끼리 그냥 각자의 삶에서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동안 사회가 뒤집어졌을 때마다 결국 우리 아래 계층의 사람들은 살기 바빠서, 무지해서 칼자루를 다시금 부르주아들에게 넘겨주곤 했잖아요. 멕시코혁명이 진정한 농민혁명이었나요? 체게바라의 혁명은 엘리트가 아닌 진정 아래로부터 일어난게 맞는건가요? 삐뚤어진 사회를 바로잡을 작은 돌멩이들을 각자 방구석에서 던져봅시다. 그렇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며 이 무의미하게 고여버린 삶에 흔들림을 머금어 다음 세대에 넘겨주자구요. 저는 그림이라는 방법으로 기득권을 향해 돌팔매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어디 분야에서 변화의 돌멩이를 던질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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