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사회로부터 나는 자살당했다 >
그 어떤 기회도 없었다.
동네 부동산 아저씨가 그랬다.
내가 눈이 높은거라고.
눈이 높기 때문에 취업을 못하고 빌빌대는 거라고.
저기 어디 있는 회사는 일손이 모자라다고 그랬다.
그 일손 모자란 데가 어디냐고 물으려다가 말았다.
사람은 원래 자기가 처한 상황이 아니면, 남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우유통에 빠진 개구리가 살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끝까지 발버둥 치다가,
결국 우유가 치즈처럼 굳어지면서 살아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빠진 곳은 우유통이 아닌가보다.
발버둥도 하루이틀이지 벌써 5년째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막연함만 내 곁에 있고 다 날 떠났다.